카테고리 없음

사회복지 평가와 종결 (총괄평가, 단일사례설계, 종결단계)

notion70071 2026. 6. 19. 23:02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노인복지 현장에서 일하면서 이 말을 가장 피부로 느꼈습니다. 평가와 종결은 단순한 마무리 절차가 아니라, 그동안의 실천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평가 방법부터 종결 과정까지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총괄평가, 끝난 뒤에야 보이는 것들

 

총괄평가(Summative Evaluation)란 프로그램이 완전히 종료된 이후에 그 효과성과 효율성을 판단하는 평가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이 프로그램이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가, 계속할 가치가 있는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성과평가 혹은 목적 지향적 평가라고도 불립니다.

총괄평가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서비스 기록을 남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새로 시작할 것인지, 기존 프로그램을 지속할 것인지, 여러 대안 중 무엇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인지까지 총괄적인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제가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전담 사회복지사로 근무할 때, 연간 사업 결과를 정리하면서 이 총괄평가의 무게를 실감했습니다. 단순히 방문 횟수나 전화 횟수를 집계하는 것이 아니라, 어르신의 생활이 서비스 이전과 비교해 실제로 달라졌는지를 확인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총괄평가가 중요하다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저는 현장에서 이 평가가 지나치게 수치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실적표에 기록되는 서비스 제공 건수, 상담 횟수는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혼자 지내던 어르신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대화를 시작하게 된 변화, 외출을 꺼리던 분이 가까운 경로당에 나가기 시작한 변화는 숫자로 담기 어렵습니다. 총괄평가가 진짜 의미를 가지려면 이런 질적 변화도 함께 살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일사례설계, 통제집단 없이도 효과를 측정하는 방법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는 실험연구처럼 통제집단을 별도로 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주 활용하는 방법이 단일사례설계(Single-Subject Design)입니다. 단일사례설계란 한 명의 클라이언트 또는 하나의 사례를 대상으로, 개입 이전과 이후의 변화를 비교하여 효과를 측정하는 연구 방법입니다.

이 설계에서 핵심이 되는 개념이 기초선(Baseline)입니다. 기초선이란 개입이 시작되기 전 클라이언트의 상태나 문제 행동을 반복 측정하여 설정한 기준선으로, 실험연구에서 통제집단이 하는 역할을 대신합니다. 이후 실제 개입이 이루어지는 국면이 실험집단의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즉, 같은 사람의 '개입 전'과 '개입 후'를 비교하는 구조입니다.

제 경험상 이 방법은 개념적으로는 명확하지만, 실제 현장에 적용할 때는 쉽지 않았습니다. 어르신의 상태를 반복적으로 수치화해서 기록하는 과정이 번거롭기도 하고, 어르신 입장에서도 매번 같은 질문을 받는 것에 부담을 느끼시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단일사례설계의 적용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과업성취척도(Task Achievement Scaling)라는 방법을 대신 활용합니다. 과업성취척도란 사회복지사와 클라이언트가 합의한 과제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지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기초선 설정 없이도 사용할 수 있고 단기 서비스 상황에서 특히 유용합니다.

국내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의 평가 방법 활용 실태에 대해, 한국사회복지학회는 질적 평가와 양적 평가를 병행하는 접근이 실천의 질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해왔습니다([출처: 한국사회복지학회](https://www.kasw.org)). 어느 한쪽만 고집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방법을 선택하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계획된 종결, 어르신 입장에서 보면 다릅니다

 

계획된 종결(Planned Termination)이란 처음부터 서비스 기간이 정해져 있는 경우, 그 기간이 끝남에 따라 서비스를 마무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정책적으로 또는 기관 운영 방침에 따라 이루어지는 종결로, 예산이나 인력 사정과도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계획된' 종결이 사회복지사 입장에서는 예정된 절차이지만, 어르신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방문요양센터에서 근무할 때, 서비스 종결 통보를 받은 어르신이 "이제 아무도 안 오는 거예요?"라고 물어보셨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정기적으로 방문하던 생활지원사와의 관계가 어르신에게는 단순한 서비스 이상의 정서적 지지가 되어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종결 과정에서는 충분한 사전 안내가 필수입니다. 갑자기 종료를 통보하기보다, 몇 주 전부터 종결 예정을 설명하고 어르신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을 드려야 합니다. 또한 계획된 종결의 경우 사회복지사는 종결에 따른 감정 처리와 동시에, 남아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기관 의뢰라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됩니다. 이 점을 솔직히 이야기하면, 현장에서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분히 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간도 부족하고, 연결 가능한 자원이 늘 충분한 것도 아닙니다.

종결 이후에도 어르신에게 필요한 서비스가 남아 있다면, 다른 기관에 의뢰하고 실제로 연결이 이루어졌는지까지 확인하는 것이 사회복지사의 책임입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사회서비스 이용 및 이용권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서비스 제공 기관은 이용자의 서비스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출처: 보건복지부](https://www.mohw.go.kr)). 제도적으로도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종결은 끊어짐이 아니라 연결로 이어져야 합니다.

 

 평가와 종결을 둘러싼 현실적인 고민들

 

평가와 종결이 사회복지 실천에서 필수적이라는 점에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짚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평가의 목적이 "이 사람이 좋아졌는가"를 확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계획한 대로 했는가"를 확인하는 것인지, 현장에서는 종종 이 두 가지가 혼동됩니다.

효과성(Effectiveness)이란 설정한 목표가 실제로 달성되었는지를 의미하고, 효율성(Efficiency)이란 투입한 자원 대비 얼마나 많은 성과를 냈는지를 의미합니다. 평가에서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살펴야 하지만, 현장 경험상 효율성 중심의 평가가 더 자주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방문 몇 회, 상담 몇 건, 연계 몇 건. 이 수치들은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어르신의 삶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함께 보지 않으면 평가는 반쪽이 됩니다.

 

평가와 종결 과정에서 사회복지사가 챙겨야 할 핵심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초선 대비 개입 이후 변화를 객관적으로 확인한다

- 과업성취척도를 활용하여 합의된 과제의 달성 정도를 평가한다

- 종결 전 어르신에게 충분한 사전 설명과 정서적 지지를 제공한다

- 남아 있는 문제에 대해 다른 기관 의뢰 및 연결 여부를 확인한다

- 양적 지표뿐 아니라 생활 변화, 정서적 안정감 등 질적 변화도 함께 기록한다

 

이 다섯 가지를 실제로 모두 챙기는 것이 현장에서 늘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래도 이것이 사회복지 실천에서 평가와 종결이 진짜 의미를 갖는 방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평가와 종결은 서비스를 '끝내는' 단계가 아니라 그동안의 과정을 돌아보고, 어르신의 이후 삶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사회복지사가 실천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관계를 끊는 것이 아니라, 다음 도움으로 연결되는 다리를 놓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처음 세웠던 목표를 다시 꺼내 들고, 그것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는지 솔직하게 살피는 것. 그게 평가와 종결이 현장에서 가져야 할 본래의 모습입니다.

 

--- 참고: 사회복지실천론-평가 및 종결단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