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공주 캐릭터들은 시대별로 진화하며 각기 다른 매력을 통해 전 세계 관객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벨, 엘사, 라푼젤은 전통과 현대의 중간 지점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보여준 주인공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 캐릭터는 단순한 '공주'의 틀을 넘어서 자기 정체성, 독립성, 내면 성장을 중심에 둔 스토리로 많은 공감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각 캐릭터의 성격과 서사, 영향력을 비교하며 디즈니가 어떻게 여성 캐릭터를 진화시켜 왔는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벨 – 지적이고 진취적인 고전형 공주
디즈니 영화 미녀와 야수(1991)의 주인공 벨(Belle)은 당시 전통적으로 공주라는 캐릭터에서 이미지에서 한 단계 진보한 인물로 보통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녀와 야수에서의 벨은 책을 사랑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가진 독립적인 주체적인 여성을 그리고 있습니다. 시골 마을의 보수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자신만의 삶을 추구하는 모습은 지금 보아도 혁신적인 캐릭터로 설정되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벨의 가장 큰 특징은 외모보다는 내면을 중요시하는 시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야수와의 관계에서 야수의 무서운 외모가 아닌 서로 교감을 통해 성장해 나가고, 상대방의 본질만을 바라보는 태도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관객에게 전하는 보통의 진리인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벨은 가만히 있으면서 왕자에게 구출받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야수에게 잡혀있는 위험에 빠진 아버지를 구하고, 벨 스스로 선택한 사랑을 지키는 주체적인 여성으로 묘사되어 당시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벨은 고전적인 공주의 서사 안에서도 책을 좋아하며 지적 호기심이 풍부하고 자기 주도성을 가진 캐릭터로, 디즈니 공주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생각하는 여성’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엘사 – 자기 정체성과 감정의 해방
겨울왕국(Frozen, 2013)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엘사(Elsa)는 디즈니 역사상 가장 먼저 생각나고 상징적인 캐릭터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엘사는 마법의 힘을 지녔지만, 자신의 얼음 마법의 힘이 동생을 비롯한 타인들에게 해를 끼칠까 두려워하며 스스로를 얼음성에 가두면서 스스로 마법의 힘을 억누르며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Let It Go’을 부르면서 스스로의 벽을 깨는 장면을 통해 드디어 억눌러 왔던 감정을 해방시키고,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자기 수용(self-acceptance)이라는 주제를 아름답고 훌륭하게 표현해 냈으며 관객들로 하여금 함께 그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게 해 줬습니다..
엘사는 디즈니 공주 중 유일하게 왕자와의 로맨스 요소가 거의 없는 주인공으로서, 사랑하는 대상이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중심에 둔 서사가 아직까지 매우 독특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또한 동생 안나와의 관계를 통해 가족애를 강조하며, 스스로의 내면적 갈등을 해결해 가는 모습은 기존의 ‘상대에게 구원받는 공주’ 서사에서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지평을 보여줬습니다.
엘사는 현대 사회에서 자아 찾기, 감정의 억압과 해방, 사회적 기대에 대한 저항 등을 상징하며 많은 여성들에게 강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청소년과 성인 여성 관객에게 큰 지지를 받으며, 디즈니 공주 캐릭터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라푼젤 – 독립과 탐험을 통한 성장
라푼젤(Tangled, 2010)은 디즈니가 CG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 첫 번째 공주 이야기로, 전통 동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 라푼젤은 마법의 머리카락을 가진 공주로, 마녀에게 납치되어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탑에서 살아가지만, 자신의 진짜 정체성과 자유를 찾아 나서는 모험을 통해 성장하는 인물입니다.
라푼젤의 가장 큰 매력은 밝고 호기심 많은 성격입니다. 라푼젤은 무언가를 배우고 경험하려는 열망이 강하며, 이를 위해 어릴 때부터 마녀로부터 세뇌당한 자신의 안전지대를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플린 라이더와의 관계에서는 기존 디즈니식 사랑이기보다는 상대와 자신을 동등하게 대하며 현실적인 면을 강조하며,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적 관계로 묘사해주고 있습니다. 비주얼적으로도 라푼젤은 강렬한 색감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주목받았으며, 'I See the Light' 장면은 디즈니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연출 중 하나로 뽑힐 수 있습니다. 라푼젤은 자기 발견, 용기,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벨, 엘사, 라푼젤은 각각 다른 시대에 등장했지만, 공통적으로 여성의 자기 주도성과 감정, 정체성을 강조하는 서사를 통해 디즈니 공주의 새로운 정의를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디즈니의 공주는 단지 아름답고 구원받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성장하는 주체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